여행 & 라이프스타일

다시 가고 싶은 도시, 다시는 가고 싶지 않은 도시

paranleo 2025. 5. 7. 11:17

목차

  1. 잊지 못할 경험, 다시 찾고 싶은 도시의 기준
  2. 감성을 자극하는 도시들: 기억에 남는 그곳들
  3. 한 번으로 충분했던 도시: 다시 가고 싶지 않은 이유
  4. 도시 경험의 양면성: 같은 도시, 다른 기억
  5. 재방문을 부르는 도시의 공통점 분석
  6. 다시 떠날 여행의 기준: 나만의 도시 선별법

1. 잊지 못할 경험, 다시 찾고 싶은 도시의 기준

어떤 도시들은 단 한 번의 방문만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다시 가고 싶은 도시란 단순히 예쁜 풍경이나 편리한 교통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여행자가 느낀 ‘정서적 만족감’이 큰 몫을 한다. 나는 여행지에서 느낀 감정, 그때 만났던 사람들과의 교감, 그리고 그 도시가 품고 있는 문화적 깊이가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을 때 다시 찾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특히 도시 전체가 여행자에게 일관된 ‘정체성’을 전달할 수 있는 경우, 그 경험은 더욱 선명하다. 예를 들어, 포르투갈의 포르투는 낡고 촘촘한 골목 사이로 흐르는 파두 음악과 함께 사람 냄새가 묻어나는 일상이 매력적이었다. 도시 전체가 하나의 테마처럼 움직이는 느낌을 주었고, 관광지가 아닌 ‘삶의 공간’에 가까웠다. 이러한 도시는 여행자에게 일시적인 구경거리가 아닌, 살아보는 듯한 체험을 선사한다. 반대로 말하면, 아무리 세련된 도시라도 이질적이고 관광객 중심적으로만 운영된다면, 쉽게 ‘기억에서 멀어지는 도시’가 되기도 한다.

결국 다시 가고 싶은 도시는 단순한 볼거리 이상으로 나를 존중하고, 나를 일원으로 받아준 곳이다.

 

다시 가고 싶은 도시, 다시는 가고 싶지 않은 도시

 

2. 감성을 자극하는 도시들: 기억에 남는 그곳들

다시 가고 싶은 도시에는 공통적으로 나만의 ‘감정적 기억’이 얽혀 있다. 예컨대, 일본의 교토는 사계절의 변화가 정적이고도 뚜렷하게 드러나는 도시로, 단풍이 물든 가을의 은각사나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철학의 길을 걷는 동안 도시와 나 사이에 교감이 형성됐다. 그런 도시들은 두 번째 방문에서도 결코 지루하지 않다. 도시는 그대로인데, 내가 달라진 시선으로 다시 경험하게 되기 때문이다. 또, 이탈리아의 피렌체는 건축과 예술, 그리고 역사적 감성이 잘 조화를 이루고 있어 도시를 걷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느낌을 받았다. 파리나 뉴욕처럼 규모나 다양성이 강조되는 도시와는 달리, 이런 도시는 깊이 있게 여행하기 좋고, 작지만 강한 인상을 남긴다.

다시 가고 싶은 이유는 결국 ‘다 못 보고 떠난 아쉬움’과 ‘남은 감정의 여운’에 있다. 처음 방문에서는 느끼지 못한 정취를 다시금 마주하고 싶게 만드는 도시야말로 진짜 여행자의 마음에 오래 남는다.

 

3. 한 번으로 충분했던 도시: 다시 가고 싶지 않은 이유

반면, 다시 가고 싶지 않은 도시도 분명 존재한다. 그 이유는 여행자의 기대치와 현지의 현실 사이에 너무 큰 괴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도시의 과도한 상업화는 큰 실망으로 이어진다. 예를 들어, 유명 관광지만 남발하고 지역 고유의 개성은 사라진 도시, 혹은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바가지 요금’이 일상화된 곳에서는 불쾌감이 먼저 든다. 몇몇 동남아의 유명 해변 도시에서는 호객 행위와 교통 혼잡, 불친절한 태도 등으로 여행 내내 피로감이 쌓였고, 결과적으로 ‘두 번은 없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또, 범죄율이 높거나 여행자의 안전이 확보되지 않는 도시 역시 불쾌한 기억을 남기기 쉽다. 한 번은 남미의 도시에서 소매치기를 당한 적이 있었는데, 여행 중의 불안감은 낯선 도시 전체에 대한 인식을 바꿔놓았다. 아무리 문화적으로 매력적이더라도, 기본적인 안전과 존중이 결여된 도시라면 다시 찾을 이유는 없다.

다시 가고 싶지 않은 도시는 ‘경험의 피로감’이 극에 달한 곳이기도 하다. 여행은 즐거움을 추구하는 행위인 만큼, 감정적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도시는 자연스레 제외된다.

 

4. 도시 경험의 양면성: 같은 도시, 다른 기억

흥미로운 점은 어떤 도시가 누군가에게는 ‘다시 가고 싶은 도시’지만, 다른 이에게는 ‘다시는 가고 싶지 않은 도시’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여행자의 경험과 관점, 심지어 그 시기의 개인적 상황에 따라 전혀 다르게 인식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런던은 어떤 여행자에게는 예술과 문화가 살아 숨 쉬는 도시일 수 있지만, 또 다른 여행자에게는 고비용과 복잡한 대중교통으로 기억될 수도 있다. 나 역시 같은 도시를 다른 시기에 다시 방문했을 때, 처음과는 전혀 다른 인상을 받은 적이 있다. 첫 번째 방문 때는 활기차고 자유로운 분위기가 인상적이었던 도시가, 두 번째에는 피곤한 일정과 사람들의 냉담함만 기억에 남기도 했다. 도시 자체는 그대로지만 여행자의 상태와 경험이 그 도시를 ‘좋은 도시’ 또는 ‘기피 도시’로 재구성하는 것이다.

결국 도시 경험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상대적인 감정의 조합이며, 때로는 ‘다시 가고 싶지 않음’조차 도시의 본질이 아니라 일시적 경험의 산물일 수도 있다.

 

5. 재방문을 부르는 도시의 공통점 분석

다시 가고 싶은 도시에는 몇 가지 뚜렷한 공통점이 존재한다. 첫째는 지역 주민들의 태도다. 따뜻하고 친절한 사람들과의 접촉은 도시 전체를 긍정적으로 기억하게 만든다. 둘째는 일관된 도시 정체성이다. 예를 들어 바르셀로나는 가우디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어, 도시 전체가 하나의 유기체처럼 느껴진다. 셋째는 반복 여행에 적합한 콘텐츠의 다양성이다. 도시 규모가 작더라도 시간이 흐를수록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동네나 문화적 콘텐츠가 풍부하다면, 몇 번을 가도 새로운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이 외에도 걷기 좋은 거리, 안전한 환경, 합리적인 물가, 그리고 여행자 친화적인 인프라는 재방문율에 큰 영향을 미친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첫 방문에서 ‘좋은 기억’을 만든 경험의 조각들이다. 작게는 카페의 향기, 현지인의 미소, 머물렀던 숙소의 분위기까지도 여행의 여운을 결정짓는다. 기억이 따뜻한 도시일수록, 여행자는 자연스럽게 다시 그곳을 꿈꾸게 된다.

 

6. 다시 떠날 여행의 기준: 나만의 도시 선별법

시간과 자원이 한정된 여행자에게 ‘어디로 다시 떠날 것인가’는 항상 중요한 질문이다. 나는 재방문 도시를 선택할 때, 첫 방문 이후 얼마나 자주 그 도시를 떠올렸는지를 기준으로 삼는다. 자주 생각나는 도시는 결국 내 마음속에 여운이 깊게 남은 곳이다. 또한, 아직 다 보지 못한 장소나 경험하지 못한 활동이 많은 도시, 혹은 계절에 따라 완전히 다른 매력을 보여주는 도시라면 다시 갈 가치가 있다. 예를 들어, 처음에는 여름에 방문했던 도시를 겨울의 모습으로 다시 보고 싶다거나, 혼자 갔던 도시를 가족과 함께 다시 경험하고 싶을 때가 있다.

반대로, 아무리 아름답더라도 감정적으로 소진됐던 곳, 또는 ‘그 순간’이 아니었다면 특별하지 않았을 도시라면 다시 가지 않는다. 결국 다시 가고 싶은 도시는 여행의 결과가 아닌, 그 과정을 사랑하게 만든 도시다. 그런 도시일수록 내 여행 인생에서 하나의 이정표처럼 자리잡게 된다.